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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오브 스트릿 우먼 파이터' 한국 대표 '범접'으로 출연한 댄서 리정 인터뷰 ①
즐거웠지만 쉽지 않은 여정, 탈락은 아쉬웠지만 춤은 계속 출 것
메가 크루 미션 '몽경'으로 큰 호평받아
오랜만에 댄서들만 가득한 환경에 있어
"결혼하고 싶다"라며 쿄카 향한 애정 드러내
지난 22일 종영한 엠넷 '월드 오브 스트릿 우먼 파이터'에서 한국팀 범접으로 출연한 댄서 리정. 더블랙레이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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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첫선을 보인 엠넷 '스트릿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는 댄서들의 치열한 배틀에 초점을 맞춘 서바이벌로 시청자를 찾아갔고, 폭발적인 화제성과 인기를 끌었다. 출연한 크루 멤버들은 금세 셀러브리티가 됐으며, 나아가 '댄서 신'을 향한 관심도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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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종영한 '월드 오브 스트릿 우먼 파이터'(이하 '스월파')는 '스우파'라는 강력한 IP(Intellectual Property, 지식재산권)를 바탕으로 한 새 시리즈로, 한국·뉴질랜드·미국·일본·호주까지 5개국 6크루가 출연하는 '국가대항전'으로 기획됐다.
한국을 대표해서 나온 '범접'(BUMSUP)은 '스트릿 우먼 파이터'에 나저렴한주식
왔던 크루 리더들과 뛰어난 왁킹 실력으로 정평이 난 립제이가 모인 팀이었다. 하지만 중간 탈락해 결승에 진출하지는 못했다. 지난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의 한 카페에서 라운드 인터뷰로 만난 '범접'의 리정은 "긴 여정이었다. 너무 즐거웠다. 힘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라고 운을 뗐다.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춤'이라는 공통 언어로 겨루는증권 투자의 정석
일이 "흔히 오지 않는 기회"라고 생각했다는 리정은 "그게 아쉬웠지만 그래도 춤을 계속 출 거다. 언젠가 또 그런 기회가 오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리정에게 '스월파'는 "배운 것, 얻은 게 많"고 "분명한 성장이 있었다고 믿어, 큰 가치가 있었던 순간"을 남겨준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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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넷 '월드 오브 스트릿 우먼 파이터' 제작발표회 당시 '범접' 모습. 왼쪽부터 모니카, 립제이, 아이키, 가비, 리정, 리헤이, 노제, 허니제이, 효진초이. CJ ENM 제공
'분명한 성장'이란 무엇일까. 리정은 "이걸(춤) 오래 할 수 있을 거란 확신을 가졌다"라며 "프로그램에 나가서 다시 한번 증명해 내고 새로운 모습을 선보인다는 것 자체가, 잘해야 본전이다. 누군가는 정말 크게 얻을 게 없을 수 있다고 했지만, 사실 나한테 그게 크게 중요하지 않은 이유는 '춤은 곧 내게 다른 자아'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선택은 막연했어도, 그 선택으로 인해 "내가 이걸 더 오래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을 줬고, 앞으로도 "내가 포기하진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걸로 충분했다"라는 설명이다.
범접은 지난 15일 방송한 8회에서 결승으로 갈 한 자리를 두고 미국팀인 '모티브'(MOTIV)와 대결했고,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리정은 "파이널에 가지 못한다는 사실에 단지 패배감이 온 게 아니라, 한 번 더 보여줄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는 거였다.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었다"라고 전했다.
말로는 '1등 하고 싶다!'라고 했어도 어떤 등수를 정하지 못했던 건 그의 표현대로 "거기에 못하는 사람이 없어서"였다. 리정은 "다만, 많이 운 이유는 파이널(결승)에 가고 싶었는데… 아직은 조금 조심스럽지만 제 직업이 공식석상에 올라서 현장에서 라이브로 무대를 선사할 기회가 많이 없다 보니까 등수를 떠나서…"라고 말했다.
'월드 오브 스트릿 우먼 파이터' 제작발표회 때 리정. CJ ENM 제공
범접의 다른 멤버들과는 서로 고맙다는 인사를 나눴다. 리정은 "경쟁으로는 끝이었는데, 서로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알았다. 서로를 얼마나 많이 아꼈는지… 이 과정으로 얻은 건 사람이라는 걸 모두가 동의하고 확신하면서 우리 앞으로 더 잘해보자고 했다"라고 밝혔다.
특히 리더를 맡은 허니제이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리정은 "우리 모두 그 자리는 되게 부담되는 자리였을 거라 생각한다"라며 "(허니제이) 언니가 기꺼이 그 자리를 지켜줬는데 언니 아니었으면 이렇게 못했을 거다. 언니한테 너무 고맙다는 말 그 이상을 전하고 싶은데, 감사한 마음뿐"이라고 전했다.
'스월파'에는 내로라하는 세계적인 댄스팀이 출연했다. "한참 부족하다는 걸 느꼈다"라는 리정은 "이렇게까지 직접적으로 피와 살로 느끼는 경우는 많이 없다"라며 "정통으로 직면했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처음에는 '이 일을 10년이나 했는데도 이렇게 부족해서 어떡하지?'하고 걱정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리정은 "이만큼이나 했는데 더 발전할 요소를 끝도 없이 찾을 수 있다는 게 너무 다행이었다. 난 싫증이 빠른 사람이라 춤에도 언제나 싫증을 느끼겠구나 했는데 그런 일은 없겠더라. 좋은 자극과 동기부여가 됐다"라고 돌아봤다.
'스월파' 방송 중 가장 높은 화제성을 불러일으킨 범접의 메가 크루 미션 '몽경'. '스월파' 캡처
베테랑 댄서이자 안무가인 리정이 '피와 살'로 느꼈을 만큼의 '부족함'이란 무엇이었을까. 리정은 "매 순간 느꼈다. '내가 이렇게 부족해서 어떡하지?' 생각했다"라며 "대중 평가를 받고 승패가 있고의 문제가 아니라, 댄서들만 가득한 환경에 내가 너무 오랜만에 있었다"라고 말했다.
리정은 "아티스트와 협업을 많이 하고 나 위주(작업)로 많이 진행하다가 너무 오랜만에 그 신에 돌아가니까 너무 감사했다. '이렇게 부족했는데도 그렇게 사랑받았단 말이야?' 하면서"라며 "첫날부터 마지막 날, 방청하는 날까지도 부족하다고 느꼈지만 되게 좋은 효과와 현상이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결승에서 우승한 팀은 오사카 오죠 갱(OSAKA Ojo Gang)이었다. 2위는 에이지 스쿼드(AG SQUAD), 3위는 모티브였다. 리정은 "누가 우승해도 이상하지 않다. 파이널까지 갔다면 실력은 이미 증명돼 있는데 사람들에게 어떻게 감정을 선사하는지 방식의 차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거기 있는 모두가 위너(승자)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끝까지 싸워냈으니까"라고 바라봤다. 결승 진출한 크루 멤버들과도 '여기 1등은 없어. 다 1등이고 위너다'라는 이야기를 전했다고.
비록 중간 탈락하긴 했지만 범접은 입이 떡 벌어지는 완성도의 메가 크루 미션으로 열광적인 호평을 받았다. 리더 허니제이가 총괄 디렉터를 맡아 진행한 '몽경(夢境) - 꿈의 경계에서'는 저승사자가 삶과 죽음의 문지기로 등장해 꿈에서 깨어나고 싶지만 깰 수 없는 소녀의 이야기를 다뤘다.
범접의 메가 크루 미션 '몽경' 무대에는 배우 노윤서가 함께했다. '스월파' 캡처
허니제이가 총괄 디렉터를 하면서 아주 세세하게 등장 순서를 정했다고 한 리정은 "너무 철저하고 잘 짜인 설계 안에서 이루어진 각자의 꿈이다. 그래서 정말 잘 나온 거 같다. 여전히 저는 하루에 한 세 번은 (그 영상을) 본다"라며 웃었다. 이어 "허니제이, 다른 언니들 다 존경스럽고 여기(범접) 일원인 것이 완전 저한테도 되게 엄청난 자부심이고 '몽경'은 진짜 지금 봐도 멋있는 것 같다"라고 뿌듯해했다.
날 선 비판 댓글도 꽤 많아서 힘들지 않았는지 질문에 리정은 "비난과 비판이 일리가 없다고 여기진 않는다, 절대. 저희 부족함은 받아들이고 더 보완하되, 그럼에도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것, 우리 이미 많이 사랑받고 있으니 더 열심히 해 보자는 마음으로 임했다"라고 답했다.
물론 괜찮지만은 않았다. "초반에는 너무 속상했다"라는 리정은 "저는 춤을 못 춘다는 소리를 들을 때 화나고 억울한 게 아니라 그냥 슬프다. 근데 어떻게 보면 춤이라는 장르를 이만큼 관심 가져주시는 현상이 너무 복되더라. 예전에는 아무도 봐주지 않았다. 정말 아무도 관심도 없었고 누가 저 안무를 짰을까 (궁금증도) 없었다"라고 말했다.
상황을 부풀리거나 왜곡하는 이른바 '악마의 편집'은 없었는지 묻자, 리정은 단번에 "없었다. 못했으면 못 하게 나가고 잘했으면 잘하게 나간 것"이라며 "저는 그냥 있는 그대로, 정말 사람 리정도 댄서 리정도 아예 다 여과 없이 드러난 것 같다"라고 답했다.
댄서이자 안무가인 리정. 리정 인스타그램
끝까지 함께하진 못했어도 리정은 "정말 최선을 다했다"라는 점은 거듭해 강조했다. 그래서 '스월파'에서 돌아가고 싶은 순간을 물었을 때도 "그때 제가 선택한 동물적인 감각은 최선이었을 거다. 저는 정말 꼼수 부리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라는 답을 내놓은 것이 아닐까. '지금보다 훨씬 체력이 좋은 스물네 살이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은 해 봤다고.
'스월파'가 낳은 최고의 스타로 오사카 오죠 갱의 쿄카가 꼽힌다. 자연히 쿄카 이야기도 나왔다. 리정은 "제가 춤을 시작했을 때 이미 정상에 있던 사람이다. 저는 그분이 여기 출전한다고 했을 때 그냥 감사했다. 여기 안 그런 사람 없지만 심사해야 하는 사람이고, 근데 월드 챔피언이지 않나"라고 말문을 열었다.
리정은 "얼마나 많은 트로피 갖고 있든 출연을 결심해 준 게, 본인의 무언가도 있겠지만 문화 발전을 위해 출연해 준 거라는 걸 안다. 더 이상 쿄카는 뭘 증명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정말 잘해야 본전이라는 걸 인지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쿄카님은 콘셉트가 아니라 정말 힙하고 멋진 사람이다. 그와 동시에 정말 험블(겸손)하고 만나면 안아주는 분"이라며 "결혼하고 싶다"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혹시 '스월파' 올스타전처럼 또 출연 기회가 온다면 나가고 싶을까. "으하하하" 하고 웃은 리정은 "네, 저 한다. 저 할 거다"라며 "완전 한다. 근데 (실력을) 갈고 닦을 거고, 불러주시면 바로 가겠다"라고 밝혔다. 그는 "저는 사실 경쟁을 너무 좋아하는 사람이라서, 언제든지 '브링 잇 온'(bring it on)이다"라고 말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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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수정 기자 eyesonyou@cbs.co.kr
진실엔 컷이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