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쿠폰 15만원 들어왔다길래 써봤는데 왜 제 통장 잔고에서 돈이 빠져나가죠?” 22일 낮 12시 서울 중구 명동. 인근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 정모(48)씨가 한 한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주문한 뒤 체크카드로 결제를 시도하자 정부가 지급한 ‘민생회복 소비쿠폰’ 포인트가 아닌 자신의 은행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갔다. 이유는 식탁에 설치된 ‘테이블 오더’ 기기. 사람 대신 태블릿으로 주문을 받고 카운터에 결제할 사람을 두지 않아도 돼 많은 소상공인들이 인건비를 줄이려 이 기기를 설치했다. 그러니 결제 방황금성나비 식이 일반적인 카드 단말기와 달라 소비쿠폰은 사용할 수 없다. 정씨는 “규모가 큰 고깃집 같은 곳에서만 소비쿠폰을 못 쓰는 줄 알았는데, 사용 기준이 까다로운 것 같다”고 말했다.
◇테이블오더 기기만 있는 식당 업주 “매출 느나 싶었는데, 아쉽다” 소비쿠폰 지급 이틀째인 22일 본격적인 사용이 시작됐다. 지난 21일 소비쿠폰 신청자의 91.5%가 신용·체크카드로 소비쿠폰 포인트를 받겠다고 했고, 이날 충전이 돼 쓸 수 있게 됐다. 그런데 소비쿠폰을 사용할 수 있는 곳과 없는무료게임 곳의 기준이 모호해 현장에서 소비자들은 혼란을 겪었다. 기본적으로 연 매출 30억원 이하 소상공인·자영업자 사업장에서 쓸 수 있는데, 일부 키오스크·테이블오더 기기만 있는 곳에서는 소비쿠폰을 쓸 수 없다. 또 프랜차이즈 브랜드더라도 직영점이 아닌 연 매출 30억원 이하 가맹점에서는 소비쿠폰을 쓸 수 있고,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매장이더라도 배달앱에서는 쓸 골드몽 수 없다 이날 기자가 테이블오더 기기가 설치되어 있는 식당 5곳을 방문한 결과 2곳은 소비쿠폰을 쓸 수 없었다. 이런 곳은 결제대행사(PG)가 수백개 매장의 결제 정보를 모아 한 번에 카드사에 전달한 뒤 청구한다. 이 때문에 개별 매장이 연 매출 30억원 이하인지, 소비자가 거주하는 지역인지 구분할 수 없어 소비쿠폰 사용 대상에서 빠졌다.현대위아주가
종로구 무교동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최모(40)씨는 “모든 주문과 결제가 외부 테이블오더 운영 업체를 통해 이뤄져 소비쿠폰 사용이 안 되는 것 같다”며 “이번 기회에 매출이 늘어나나 싶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명동의 한 분식집에서는 종업원도 소비쿠폰으로 결제할 수 있는지 몰랐다. 종업원 A씨는 “소비쿠폰을 사용할 수 있다. 직접 결제해보라”고 안내했지만, 기자가 테이블오더로 주문 후 결제를 하자 계좌 잔고에서 대금이 빠져나갔다. A씨는 “몰랐다. 기준이 너무 복잡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달 17일 서울 강남구에서 배달하는 라이더의 모습. /연합뉴스
◇배달 전문 식당 업주 “매출 감소할까 걱정” 소비쿠폰은 소상공인 매출 확대를 위한 정책이지만 배달만 전문으로 하는 업체는 효과를 보기 어렵다. 배달앱 주문 때 소비쿠폰을 쓰려면 음식점 자체 카드 단말기를 배달원이 가져가 결제를 해야 한다. 대부분 배달앱 자체에서 결제를 마치기 때문에 사실상 소비쿠폰을 쓰지 못한다. 중구 신당동에서 배달 전문 식당을 운영하는 이모(47)씨는 “배달 주문은 대부분 앱에서 바로 결제한다. 소비쿠폰을 어떻게 쓸 수 있느냐고 문의하는 손님은 아직 없었다”며 “배달 대신 집 밖에서 식사를 하게 돼 오히려 매출이 감소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일부 다이소에서는 소비쿠폰 사용 가능… “직원에게 물어봐야” 코로나 시기 지급된 재난지원금은 대형마트보다 규모가 작은 일부 준대규모점포(SSM)에서 쓸 수 있었다. 이번 소비쿠폰은 사용이 제한된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혼선을 겪었다. 서울 동작구의 한 SSM 점원 B씨는 “소비쿠폰 쓸 수 있냐고 오늘 벌써 10명 넘게 물었다”고 말했다. 모든 매장이 직영점인 스타벅스에서는 소비쿠폰을 쓸 수 없다. 점원 C씨는 “몇 명이 이미 ‘소비쿠폰 결제 되나요’라고 물어봤다”고 말했다. 다이소는 직영 매장이 많지만, 30% 정도는 가맹점이다. 일부 다이소 매장에서는 소비쿠폰을 쓸 수 있는 셈이다. 기자가 명동의 한 다이소에서 소비쿠폰으로 결제를 시도하자 점원 D씨는 “여기는 직영점이라 쓸 수 없다”면서 “직영점인지 가맹점인지 따로 표시되어 있지 않다. 직원에게 물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