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8일 오후 1시 중국 베이징 이좡(亦莊) 경제기술개발구.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뚫고 컨벤션센터에 도착하자 입장 행렬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잠시 후 전시관에 들어서자,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부대가 맨 처음 관람객을 맞는다. 랙(선반)과 토트(큰 플라스틱 상자)가 쌓여 있는 물류센터 내부처럼 꾸민 유비테크(優必?科技) 부스에는 휴머노이드와 이동용 로봇(AGV)이 줄을 지어 서 있었다. 컨베이어벨트 같은 긴 테이블 앞에선 10여 대의 휴머노이드가 두 줄로 늘어서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사람처럼 인형을 옮겨 담았다2011년주식시장전망 . 이날 인파로 발 디딜 틈 없는 전시관 곳곳에서는 휴머노이드와 로봇 개가 분주히 걸어 다녔고 공중에는 로봇 새도 날아다녔다. 유치원생부터 백발의 노인까지 거의 모든 연령의 관람객이 이 진기한 장면을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지켜봤다. 특히 휴머노이드 전시관 앞에선 관람객이 몇 줄씩 겹쳐 서서 구경하며 열기를 더했다.
1500종 넘는 로봇 기술 과시8월 8일부터 12일까지 중국 베이징에서는 세계 최대 로봇 행사인 제10회 세계로봇콘퍼런스(WRC)가 열렸다. 중어보브반도체 주식 국전자학회와 세계로봇협력기구가 공동 주최한 이번 행사는 엔비디아를 비롯해 중국을 포함해 전 세계 220개 기업이 참가했다. 엔비디아 전시 부스는 별도로 마련되지 않았지만, 엔비디아 제품을 장착한 로봇 제품 앞에는 ‘엔비디아 파트너’ 라는 연두색 팻말이 세워졌다. 이번 행사에는 모두 1500종이 넘는 로봇이 참여했다. 각종 서비스용 휴머노이드를 비롯해, 용접알라딘게임잭팟 , 도장, 비전 센싱 등 다양한 용도의 산업용 로봇과 이륜 로봇, 드론이 기술력을 뽐냈다. 또 삶의 편의를 높여주는 일상생활용 로봇도 관람객의 흥미를 자극했다.이번 행사에는 자녀를 동반한 일반 관람객이 눈에 띄게 많았다. 가족 단위 관람객의 발길을 가장 오래 붙잡은 건 휴머노이드 경기였다. 중국의 로봇 회사 부스터로보틱스와 유니트리(?樹科技)는 이번에 각각1억주식투자 축구와 격투기 경기를 선보였다. 아직은 다소 느리고 둔탁한 움직임 때문에 박진감을 느끼긴 어려웠지만, 전시장에서 관람객의 호응을 얻었다. 반려 로봇과 돌봄 로봇, 이동용 로봇, 보행 보조 로봇처럼 실생활에서 사용되는 로봇 제품을 체험하고 이를 생산하는 산업에 관한 관심도 어느 때보다 높았다.
1. 8월 8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10회 세계로봇콘퍼런스 전시장에서 인간형 로봇인 휴머노이드가 행사장을 걸어다니고 있다. 2. 세계로봇콘퍼런스 기간에 베이징에 문을 연 테마 레스토랑에서 휴머노이드가 고객을 맞이하고 있다. 3. 행사 첫날인 8월 8일 물류센터를 재현한 행사장에서 휴머노이드들이 상자를 운반하고 있다. /AFP연합·신화연합·AP연합
세계 1호 로봇 매장 개장이날 개막식과 함께 행사장 인근에선 세계 최초의 로봇 매장도 문을 열었다. ‘로봇 4S매장’으로 불리는 이 매장은 로봇 판매와 부품, 서비스, 정보 피드백을 아우르는 세계 첫 매장이다. 매장 1층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가정용 로봇이 반겼다. 휴머노이드에 실리콘 피부를 덮고 옷을 입혀 사람과 똑같은 모습을 한 휴머노이드부터 아동용 미니 로봇, 가사 도우미 로봇이 매장 곳곳에 전시돼 있다. 한 뼘 크기의 아동용 로봇은 대화뿐 아니라 노래, 춤, 교육 등 상호작용이 가능하다. 가격은 3820위안(약 74만원)인데 지금까지 약 50만 대가 팔렸다. 가사도우미 로봇은 요리를 비롯해 빨래를 돌리고 세탁물을 개기도 한다. 셔츠 한 장을 개는 데 10~20초가 걸린다. 의료용 로봇도 눈에 띄었다. 매장 측에 따르면, 한 치과 수술용 로봇은 의사가 임플란트 수술을 30분 이내에 마칠 수 있게 돕는다. 이 로봇은 이미 의료 현장에 도입됐다. 지금까지 총 1만 번 이상의 수술로 2만여 개의 치아를 성공적으로 심었다.실시간 컴퓨터 단층촬영(CT)과 원격 수술을 하는 정형외과 수술 로봇도 공개됐다. 환자는 수술받으면서 CT 촬영을 위해 수술실을 벗어날 필요 없이 체내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의사는 방사선을 피해 수술실 밖에서 원격으로 수술을 집도할 수 있다. 원격 수술은 의료 전용 네트워크를 통해 방과 방을 넘어 다른 지역, 다른 국가에서도 가능하다.로봇 밴드가 연주하는 로봇 식당전시관 한쪽에선 물고기 로봇과 바퀴벌레 로봇도 보였다. 두 로봇은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 들어가 상황 모니터링, 점검, 탐사 임무를 수행한다. 2층 전시관에는 각종로봇을 체험하는 공간이 마련됐다. 천재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과 중국 당나라 시인 이백(李白)의 외모를 닮은 로봇을 만들고 인공지능(AI)에 인물 정보와 과학, 문학 등과 관련된 데이터를 학습시켜 사람과 대화를 나누게 했다. 로봇이 가르치는 바둑을 배우는 코너도 마련됐다. 로봇 매장 인근에는 ‘로봇 식당’도 문을 열었다. 이 식당에선 식사 조리를 제외한 음료 제조, 홀 관리, 서빙을 모두 로봇이 담당한다.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바 테이블엔 상체는 인간의 모습을 하고 하체엔 바퀴가 달린 남녀 모습의 로봇이 각각 한 대씩 있다. 주문을 마치면 로봇 개가 음식을 등에 지고 온다. 식당 안쪽에선 로봇 밴드가 음악 연주도 한다. 아직 로봇 각각의 완성도는 높지 않다. 하지만 일상 공간에 스며든 로봇의 미래상을 엿볼 수 있었다.중국은 로봇 생산량 세계 1위를 내세우며 로봇 기술력을 뽐내고 있다. 로봇 상용화를 위해 8월 2~17일 로봇 소비 축제도 진행했다. 로봇 기업은 이좡 일대에서 제품을 홍보하고 판매할 수 있으며, 개인 구매자는 최대 1500위안(약 29만원) 상당의 소비 쿠폰을 지원받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