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5-07-15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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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11일, 제주에서는 시원한 바람이 불었다. 오뉴월 같은 쾌적함이 느껴졌다.
제주가 명랑해졌다. 한라산, 서귀포 바다, 성산일출봉, 해변 카페로 이어지는 루틴에서 벗어나 ‘폭싹 속았수다’ ‘봄날’ ‘계출할망’ 등 K-드라마·영화 촬영지, 3분만 땀 흘리면 정상에 오르는 군산오름, 날아온 화산석·솟아난 용암으로 만들어진 비양도 등에서 새로운 제주를 느낄 수 있다.
수월봉-차귀도의 수월한 풍광, 제주현대미술관의 반려동물 특별 전시, 국내 최대 복합리조트 안에 생긴 카피바라 전용 동물원, 한국과 요즘 부쩍 친해진 대만 여행객들과 정담 음식료관련주
등은 제주 여행을 더욱 명랑하게 한다.
제주가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흥행, 동물원의 신설, 미술관 전시 확대 등으로 명랑해졌다. 지난 11일 제주신화월드를 방문한 대만 관광객들이 “고-진-감-래”를 외치고 있다. 함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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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인들, 제주신화월드서 “고-진-감-래”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제주신화월드 테마파크에서는 50여 명의 중화권(대만·홍콩·마카오) 관광객이 한복 차림으로 모여 “고(苦)!-진(盡)!-감(甘)!-래(來)!”를 외치고 있었다.
대만에서 온 한 여행객은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팬들”이라며 “이 드라마의 주제무료충전릴게임
인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사자성어를 한 글자씩 외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들은 ‘폭싹 속았수다’ 촬영지를 중심으로 제주 특별 패키지가 모객한다는 소식이 들리자 치열한 경쟁 끝에 제주행 티켓을 딴 여행자들이다. 그들은 한국 여행자들의 가벼운 농담에 밝은 미소로 화답했다.
최근 제주가 보여준 또 하나의 즐거움은 ‘귀여운 동물원주식공부사이트
’이다. 요즘 유행하는 동물 키링과 굿즈 중 제법 인기 있는 카피바라, 미어캣, 알파카 등 사랑스러운 동물들로만 구성된 동물원이 국내 최대 복합리조트 제주신화월드에 생겼다.
신화테마파크 내에 개장한 ‘모모쥬 동물원’에서는 실내외를 오가는 카피바라의 모습을 가까이서 관찰하며 직접 먹이도 줄 수 있다. 특히 깨끗한 환경을 좋아하는 카피바라 특알라딘게임
성에 맞춰 전용 수영장도 갖췄다. 카피바라가 놀던 냉탕에 알파카가 난입해 용변을 보자 카피바라는 아무 저항 없이 더 큰 풀장으로 옮겨 수영을 즐겼다. 이곳에서는 소동물과 파충류 생태 설명회, 앵무새 먹이 주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특히 정각마다 30분간 진행되는 파충류 생태 설명회에서는 흰색 뱀, 볼피톤의 부드러운 살결을 만져볼 수 있다. 올해 말까지 제주신화월드 고객에게 ‘신화테마파크’ 무료입장 특전도 준다.
제주 제주시 한립읍 금악리에 펼쳐진 해바라기밭
제주 서쪽 바다 앞 비양도의 ‘신비’
제주신화월드 인근에 있는 제주신화역사공원에 가면 제주라는 섬을 만든 설문대할망 신화에서부터 삼별초 항쟁 이후 홀연히 자취를 감춘 당대 주역에 얽힌 스토리까지 다채로운 제주 신화와 설화가 조형물과 스토리보드로 만들어져 있다. 설문대할망은 구름과 바람길을 따라 천둥과 벼락을 치며 왔다고 한다.
여기서 천둥과 벼락은 200만년 전 수생 화산의 연쇄 폭발을 의미한다. 썰물 때에나 풀등(얕은 모래섬)이 보이던 제주에 서귀포 거대 암석층이 만들어지고, 이어 산방산, 용머리해안, 수월봉 앞 차귀도, 한라산, 비양도, 거문오름, 성산일출봉, 우도 등의 순서로 제주는 확장, 형성돼 왔다.
설문대할망 이후에나 만들어진 본섬 서쪽 비양도는 흥미롭다. 2만7000년 전 어디에선가 날아온 용암석들이 먼저 터 잡고, 1000년 전 고려 시대에 수생 화산이 연쇄 폭발해 형성됐다고 전해진다.
육지에서 날아온 거대 화산석은 오랜 세월 풍화되어 거의 다 사라졌지만, 지금도 섬 서쪽에 지름 5m짜리 거대 화산탄들이 남아있다.
지금의 섬 모습을 갖춘 것은 사서에도 기록돼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 제3권에는 ‘1002년 6월(서기) 산이 바다 한가운데서 솟아 나왔는데, 산꼭대기에 네 개의 구멍이 뚫리어 붉은 물(용암)이 솟다가 닷새 만에 그쳤으며, 용암이 엉키어 모두 기왓돌이 되었다’고 기록돼 있다. 사람이 거주하기 시작한 것은 19세기 이후다.
비양도는 여의도의 5분의 1 크기에 불과하지만 ▷땅 아래로 바닷물이 드나드는 펄렁못 호수와 습지 ▷점성 낮은 용암이 기왓장처럼 굳어진 파호이호이 용암해변 ▷해녀와 어민의 안전을 기원하던 신당 ▷용암굴뚝(애기 업은 돌) ▷암석 소공원 ▷거대용암 화산탄 해변 ▷끈적한 용암이 천천히 흐르면서 굳어진 아아용암 ▷용암대지 위에 고즈넉이 서 있는 비양도 등대 ▷바닷새들의 안식처인 ‘옷따는 여’(바위섬) 등 볼거리가 많다.
한식당 ‘제주선’의 낭푼밥상
된장물회·보말죽 등 제주의 ‘여름 보양식’
비양도의 먹거리는 본섬이 부러워할 정도로 신선하고 가성비가 높다. 외딴섬이면 더 비싸야 하는데, 주변 해역 자체가 청정하고 수생 자원이 많다 보니 물회, 보말죽, 문어라면 등 여러 귀한 음식의 가격이 대부분 1만~1만5000원이다. 제주 제주시 한림읍 비양도는 협재해수욕장 옆 한림 선착장에서 배를 타면 15분이면 닿는다.
제주의 먹거리는 최근 ‘2025 제주푸드애와인페스티벌’이 열린 제주신화월드에서 시원하게 맛볼 수 있다.
한식당 ‘제주선’은 소박하고 정갈한 한상차림, 여럿이 나누어 먹기에 푸짐한 낭푼밥상 등 전통을 유지하되 현대적인 감각을 가미한 음식을 내놓고 있다. 사케, 와인 등과 페어링해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메뉴로 구성했다고 한다.
제주 청정바다에서 갓 잡아 올린 듯한 신선한 해산물로 가득 채운 랜딩 다이닝은 2025 KCIA 한국소비자산업평가 외식업 프리미엄 뷔페 부문 우수업체로 3년 연속 선정됐다.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참치 해체쇼도 선보인다. 지난 6월 개장한 미슐랭 1스타 중식당 ‘용푸’는 중국 항저우 인근 닝보 지역 음식 전문 브랜드로, 최상의 해산물과 신선한 재료를 사용해 장인정신이 깃든 조리법으로 오감을 자극하는 미식의 향연을 보여준다. 컨템포러리바 ‘S바’에서는 다양한 막걸리와 제주음식 페어링을 내어온다.
최근 이곳에서 열린 ‘제12회 국제e-모빌리티 엑스포’의 각국 참가자들도 제주신화월드에 펼쳐진 제주 미식들을 즐겼다. 시장 음식으로는 대정오일장의 콩국수·냉면, 모슬포중앙시장의 회덮밥·물회·흑임자 쑥찐빵·성게김밥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제주신화 월드가 최근 개장한 ‘모모쥬 동물원’에서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는 카피바라
땡볕에는 신화워터파크·미술관이 ‘딱’
땡볕이 기승을 부릴 때엔 워터파크나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가 최고다.
장마철에도 꾸준한 인기를 자랑하는 실내형 워터파크인 신화워터파크는 키즈풀을 포함해 점핑형 버블팝, 스릴 만점 빅컵, 실내 슬라이드 익스트림 라이프 등 다양한 어트랙션을 갖추고 있다.
제주신화월드에는 이 밖에도 프리미엄 영화관 JSW 씨네라운지, 노래방, 10개의 레인을 갖춘 볼링장, 포켓볼·다트 등을 즐기는 스포츠 펍 아이존액트, 70여 종의 게임을 즐기는 아케이드 게임존이 있다.
어린이 전용 체험 프로그램 신화 액티비티는 키즈 쿠킹 클래스, 만들기 체험 클래스, 신체 활동 중심 액티비티 클래스 등 세 가지 카테고리로 운영된다.
제주의 미술관 중엔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에 있는 저지리 예술촌이 눈에 띈다. 저지리 초입에는 그간 일본 이름 이타미 준으로 활약했던 유동룡 작가가 자신의 한국 이름을 내걸고 유동룡미술관을 열었다.
유 작가는 포도호텔, 방주교회, 수풍석미술관, 두손미술관 등 제주의 주요 랜드마크들을 빚어냈다.
저지리 제주현대미술관은 요즘 반려동물 인구 1500만명 시대를 맞아 ‘개와 고양이의 시간’이라는 특별전을 열고 있다. 반려견과 반려묘에 대한 공감 능력이 좋은 MZ세대가 주로 찾고 있다.
인근 제주도립김창열미술관에서는 김창열 작가의 아이콘인 ‘물방울’ 작품의 변천사, 구상과 추상, 있음과 없음을 넘나들던 그의 예술 철학을 음미한다.
제주의 여름꽃은 해바라기와 황화 코스모스다. 해바라기는 한림읍 금악리와 제주시 애월읍 항몽유적지 꽃밭에서, 황화 코스모스는 제주신화월드 신화가든에서 땡볕을 뚫고 화려하게 피어났다.
제주·서귀포=함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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