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에 전해오는 전설 중 콩키스타도르(16세기 스페인의 아메리카 대륙 정복 사업을 주도했던 이들)가 원주민 아기를 죽였는데 죽은 아기가 침략자에게 황금이 있는 장소를 알려주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 이야기를 한국식으로 상상해서 바꾸어보았다. (‘작가의 말’) 릴게임 손오공 옛날 옛적 산과 들에서 도적 떼가 번성해 마을을 덮쳤을 때 장군은 가족을 데리고 도망치면서 노비에게 집을 맡겼다. 남종과 여종에게 장군은 집이 불타지 않고 가문의 보물이 약탈당하지 않도록 잘 지키면 전쟁이 끝난 뒤에 돌아와서 그들의 갓난 자식을 면천하여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장군은 처첩과 외아들과 하인들을 데리고 말과 나귀에 세간살이를 싣고 떠나버렸캔들차트보는법 다. 남종과 여종은 갓난아기와 함께 아흔아홉칸 텅 빈 저택에 남았다.
한겨레가 인공지능(AI) 챗지피티에 정보라 작가의 소설 내용 가운데, 장군이 가족과 하인을 데리고 도망가는 장면을 설명하는 지시어를 입력해 생성한 이미지.
신천지릴게임 거칠고 험한 말발굽 소리가 마을을 뒤덮었다. 남종은 아내와 아기를 안방 장롱에 숨겼다. 아기를 덮고 숨겨줄 비단 이불도 솜옷도 모두 장군과 그 식솔들이 챙겨 떠난 뒤라서 장롱 안은 크고 넓었다. 아기가 울기 시작하자 울음소리가 장롱 안을 울리고 방문 바깥까지 새어 나왔다. 여종과 아기는 곧 도적들에게 숨은 곳을 들켜 끌려 나오고 말았다. 금일추천주
한겨레가 인공지능(AI) 챗지피티에 정보라 작가의 소설 내용 가운데, 여종과 남종이 급하게 아기를 숨기는 장면을 설명하는 지시어를 입력해 생성한 이미지.
“보물이 있는 곳을 말해라.” 도적 떼가 여종의 목오텍 주식 에 칼을 들이대며 외쳤다. “황금이 있는 곳을 말해라.” 여종은 남편을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다. 장군 가문의 보물이 약탈당하지 않도록 잘 지키면 아기는 노비의 신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자신들은 어찌 되든 상관없었다. 그러나 아기는 자유의 몸으로 살아갈 수 있어야 했다. 남종은 이해했다. 그러나 도적들의 손에 붙잡힌 아내와 아기를 바라보며 남종은 생각했다. 살아 있어야 면천도 받을 수 있었다. 죽으면 자유가 다 무슨 소용인가. “아내와 아이를 놓아주시오, 내 다 말하겠소.” 남종이 외쳤다.
한겨레가 인공지능(AI) 챗지피티에 정보라 작가의 소설 내용 가운데, 장롱 안에 여종과 아기가 숨어 있고 장롱 앞쪽에서 남종이 공포에 질려 웅크린 장면을 설명하는 지시어를 입력해 생성한 이미지.
이 말에 여종이 발악하며 몸부림쳤다. 여종은 장군과 그의 부인이 어떤 인간이며 아랫사람들에게 무슨 짓을 하는지 남종보다 훨씬 잘 알고 있었다. 여종은 아기를 품에 꼭 안고 자신을 붙잡은 도적의 손을 죽기 살기로 뿌리쳤다. 도적이 칼로 여종의 목을 찔렀다. 여종은 피를 뿜으며 쓰러졌다. “보물이 있는 곳을 말해라.” 도적은 어미의 피에 젖은 채 땅에 쓰러진 아기를 잡아 올리고 말했다. “황금이 있는 곳을 말해라.” 도적이 아기에게 칼을 겨누고 남종을 바라보며 위협했다. 남종은 입을 벌렸으나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살해당한 아내의 피에 젖은 아기를 눈앞에서 보자 목구멍이 막히고 입안의 모든 소리가 꺼져버렸다. “보물이 어디 있는지 당장 말해라!” 도적 떼가 남종에게 칼을 겨누고 눈을 부라리며 외쳤다. 그러자 아기가 말했다. ―보물은 뒷산에 있소. 남종은 깜짝 놀라 아기를 바라보았다. 아기가 말을 이었다. ―내 목숨을 지키고자 어머니를 죽게 하였으니 아버지의 목숨만은 살려주시오. 장군 가문의 보물은 뒷산 동굴에 있소. 도적들은 만족하여 웃었다. 그리고 아기를 땅에 팽개치고 보물을 가지러 떠나버렸다. 남종은 달려가서 아내와 아기를 끌어안았다. 아내는 이미 절명하여 차갑게 식어가고 있었다. 남종은 아기를 안아 올렸다. 그리고 아기의 몸을 적신 피가 아내의 피만이 아님을 알았다. 도적들이 여종의 목을 찔렀을 때 칼끝이 아기의 머리를 꿰뚫었다. 아기는 무구한 눈을 크게 뜨고 죽어 있었다. 뒤늦게 돌아온 장군은 뒷산 동굴에 도적들이 침노한 것을 알고 크게 역정을 내었다. 아내의 시신 앞에 죽은 아기를 껴안고 넋 나간 듯 앉아 있는 남종에게 장군이 고함쳤다. “네 본분을 다하지 못하였으니 어찌 처벌을 면하겠느냐!” 그러자 남종이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장군을 바라보며 웃었다. ―너는 고약하구나. 죽은 아기의 썩은 시체보다 고약하구나. 남종이 새된 아기의 목소리로 비웃으며 말했다. “천한 것이 감히 무슨 말버릇이냐!” 장군의 외아들이 앞에 나서 꾸짖었다. 그러자 남종이 장군의 아들을 바라보며 웃었다. ―너는 고약하구나. 죽은 아기의 목 매달린 시체보다 고약하구나. 머리가 갈라진 아기가 아버지 품에 안긴 채 함께 웃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두려워하여 물러섰다. 남종은 아기의 시체를 안은 채 일어섰다. 그리고 장군의 집을 나가 어디론가 사라졌다. 여종의 시신은 마을 바깥 먼 들판에 아무렇게나 버려졌다.
한겨레가 인공지능(AI) 챗지피티에 정보라 작가의 소설 내용 가운데, 아이를 안은 여종과 남종이 공포에 질린 채 바닥에 앉아 있는 장면을 설명한 뒤, 펜 세밀화로 묘사해 달라는 지시어를 입력해 생성한 이미지이다.
물론 전설이 모두 그렇듯이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마을에 소문이 떠돌기 시작했다. 들판에 시체가 헤매 다닌다는 소문이었다. 썩은 시체가 밤에 일어나 흙을 헤집고 먹을 것을 찾아다닌다고 했다. 소문은 곧 다른 내용으로 바뀌었다. 동구 밖을 헤매며 흙을 헤집고 작은 동물을 잡아먹는 자의 정체는 썩은 시체가 아니라 장군의 외아들이라는 것이었다. 입단속에는 한계가 있었다. 장군은 하인들을 시켜 한밤의 벌판을 조사하게 했다. 장군의 외아들이 여종의 시신을 끌고 다니며 뜯어먹고 있었다. 장군과 장군의 부인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장군은 하인들을 시켜 아들을 방에 가두었다. 해가 떠 있는 동안 아들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했다. 하인들이 방문을 나무판자로 막고 사방에 못을 박아 버리자 아들은 문밖의 아버지에게 외쳤다. “아버지, 어째서 이러십니까? 제가 무엇을 잘못했습니까?” “다 너를 위한 일이다.” 장군은 말했다. “마를 물리치기 위한 일이다.” 아들은 방 안에서 통곡하였다. 그러나 해가 지면 통곡 소리가 뚝 그쳤다. 방 안에 인기척이 사라졌다. 못 한쪽을 뜯고 방 안을 들여다본 하인이 방이 비어 있다고 장군에게 알렸다. 외아들은 사라지고 없었다. 장군은 하인들과 함께 아들을 찾아 마을 밖 벌판으로 나아갔다. 장군의 아들은 환한 달빛 아래 여종의 썩은 시신을 끌어안고 부스러진 뼈를 핥고 있었다. 장군의 모습을 보고 아들은 여자의 목소리로 외쳤다. ―내 자식은 어째서 네 자식이 아니냐? 장군은 하인들을 시켜 외아들을 붙들어 오게 했다. 아들은 자신에게 달려드는 장정들을 엄청난 힘으로 모두 물리쳤다. 그리고 다시 여자의 목소리로 외쳤다. ―너의 씨앗이 어찌하여 네 자식이 아니냐? “아들아, 어서 집에 돌아가자.” 장군이 애원했다. “마귀의 말을 듣지 말고 이 애비의 목소리를 들어라.” ―네 자식이 도적의 손에 죽도록 하였으니 내가 네 자식을 썩게 하리라. 아들이 여자의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새된 아기 소리로 웃기 시작했다. 하인들은 모두 겁에 질렸다. 여종의 시신을 끌어안은 장군의 아들에게 아무도 다가가지 못했다. 새벽닭이 울고 동이 트기 시작하자 장군의 아들은 여종의 시신을 놓고 벌판에 쓰러졌다. 하인들이 그제야 장군의 아들을 업어 집으로 옮겼다. 장군의 외아들은 석달 열흘 동안 괴롭게 앓으며 천천히 죽었다. 그 석달 열흘 동안 장군의 아들이 만진 것은 모두 썩었다. 이불과 베개에 썩은 내가 진동하는 누렇고 흉한 물이 고였다. 방바닥과 벽, 문설주에 거멓게 곰팡이가 피었다. 밥그릇과 국그릇, 숟가락과 젓가락에 붉고 푸르게 녹이 슬었다. 그리고 장군의 손발이 썩었다. 숨이 끊어진 지 한참 지난 시체처럼 손발의 살갗에 거무스름한 그물 무늬가 돋아났다. 집 안 전체에 견딜 수 없는 부패의 냄새가 진동했다. 그것은 죽음의 냄새였다. 장군은 아들이 죽고 얼마 지나지 않아 스스로 목을 매었다. 팔다리가 모두 썩어 병석에 누운 채 일어나지도 못하던 장군이 어떻게 혼자 몸을 일으켜 대들보에 밧줄을 묶을 수 있었는지 아무도 알 수 없었고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 장군의 시신은 흔들리다 팔다리가 떨어져 나갔고 핏발 선 눈을 부릅뜬 채 이를 한껏 드러내어 웃고 있었다. 남편의 시신을 발견한 장군의 부인은 혼절했다. 딸들이 어머니를 둘러업고 서둘러 집을 떠났다. 장군의 아내와 딸들은 몸에 걸친 옷과 장신구 외에 아무것도 가져가지 못했다. 고왔던 비단옷과 이불은 썩어 누린내를 풍겼고 그릇은 곰팡이로 뒤덮이고 수저는 녹이 슬었으며 장군의 아내가 아끼던 패물은 모두 거무스름하게 변색되고 푸르게 녹이 슬었다.
한겨레가 인공지능(AI) 챗지피티에 정보라 작가의 소설 내용 가운데, 장군 복장을 한 인물이 분노에 찬 채 울부짖는 장면을 설명한 뒤, 펜 세밀화로 묘사해 달라는 지시어를 입력해 생성한 이미지이다.
장군의 가족이 떠나고 하인들이 흩어진 뒤에 궁궐 같던 아흔아홉칸 기와집은 이끼와 칡덩굴에 뒤덮였다. 장군이 목을 매었던 대들보가 가장 먼저 삭아 기울어졌다. 장군의 아들이 짚었던 기둥이 썩어 흔들렸다. 부엌 아궁이에 이끼가 덮이고 칡덩굴이 지붕을 휘감았다. 장군의 집은 순식간에 폐가로 변해버렸다. 그리고 웃음소리가 들린다. 무너진 지붕과 쓰러진 기둥 사이로 아기의 웃음소리, 어른들이 즐거운 듯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을 마을 사람들이 지나가다 몇번이나 들었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에 뜯어진 문풍지와 이끼와 곰팡이에 뒤덮인 벽 틈새로 불빛이 새어 나오고 그 사이로 사람의 그림자가 오가는 모습을 보았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세월이 지나 장군의 집은 무너지고 그 자리에 다른 집이 들어섰다. 강산이 바뀌고 썩어버린 장군과 미쳐버린 장군의 아들, 여종의 원한과 남종의 분노를 기억하던 자들은 오래전에 모두 사라졌다. 다만 보물을 찾던 도적들의 이야기, 죽은 아기가 보물이 있는 곳을 가르쳐주었다는 이야기만 사람들의 기억 속에 희미하게 남아 전설이 되어 흘러 내려온다. 도적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보물은 어디로 갔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장군이 목을 매었던 대들보 자리 아래에서, 캄캄한 밤에 벽 틈 사이에 귀를 기울이면 아기의 목소리가 소곤소곤 알려준다는 이야기도 전해 내려오기는 한다. 그 대들보와 벽이 있던 자리를 지금 와서 찾을 수 있다면 말이다. 그리고 아기의 목소리를 듣고도 미치지 않을 수 있다면. 정보라 소설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