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보험사와 카드사 중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에 무배당 기조를 보이는 곳이 늘고 있다. 한화생명, 현대해상, 한화손해보험 등 보험업계는 최대 실적에도 배당 재원 마련이 어렵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11년 만에 배당을 실시하지 않는 KB국민카드는 올해도 불황이 지속될 것으로 우려해 건전성 관리에 매진한다는 계획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화손해보험은 한화생명, 현대해상에 이어 2024년도 결산배당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한화손해보험은 2023년도 결산배당 재개로 5년 만에 주주환원 방안을 꺼냈다가, 1년 만에 무배당 기조로 돌아섰다. 최근 한화생명과 현대해상도 '2024 경영실적 기업설명회 수원 파산 (IR)'를 통해 무배당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동양생명, 미래에셋생명 등 다른 보험사 역시 이러한 기조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삼성생명, 삼성화재, DB손해보험 등이 역대급 배당에 나선 것과 대조적이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현행 제도에선 배당가능이익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당사 이익을 주주에게 환원한다는 경영 철학에는 미등록대부업 변함이 없기에, 제도 변경 대응과 이익 증대를 통해 최대한 빠르게 배당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화금융의 핵심 계열사인 한화생명도 9000억원에 달하는 순익을 냈지만, 배당 관련 제도로 인해 또 다시 중단했다. 현대해상도 1조원이 넘는 순익을 거뒀음에도 해약환급금 준비금 부담으로 주주배당을 포기했다. 해약 농협적금담보대출 환급금 준비금은 보험 계약자의 대량 해약 등에 대비해 이익잉여금 중 일부를 쌓아놓도록 한 제도다. 현행 상법상 법정준비금으로, 순자산에서 자본금과 미실현이익, 해약환급금 준비금 등을 제외한 금액으로 배당이 가능하다. 보험사들이 신계약 보험계약마진(CSM) 확보에 유리한 장기 보장성 보험 판매에 주력하면서 해약환급금 적립 부담은 더 커졌다. 제2금융종류 금융당국이 지난해 보험개혁회의를 통해 이 같은 부담을 덜어줬지만, 배당을 하지 않는 보험사는 건전성 지표 악화에 인센티브 효과도 못 누리고 있다. 당국은 보험사의 배당 재원 확보를 위해 지급여력(K-ICS·킥스) 비율이 200%(경과조치 전)를 넘길 경우 해약환급금 준비금 적립 비율을 기존보다 80%만 적립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그러나 웰컴 무배당 기조를 보인 곳은 200%를 크게 밑돌고 있다. 한화생명의 킥스는 지난해 말 기준 165%이며, 한화손해보험은 경과조치 전 기준으로 178.2%였다. 현대해상의 경우 같은 기간 155.8%로 금융당국 권고치(150% 이상)를 겨우 넘겼다. 카드업계에서도 무배당 기조를 보이고 있다. 비상장사인 국민카드는 전업카드사 중 BC카드에 이어 두 번째로 배당을 실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난 2013년도 이후 11년 만으로, 100% 지분을 보유한 KB금융지주에 지급되지 않는 셈이다. 국민카드 측은 이번 결산배당 미실시에 대해 "시장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차원"이라며 "손실흡수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재원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카드는 향후 손실흡수능력을 확충하기 위한 방안에 집중할 전망이다. 이번 무배당 결정도 별도 이사회 의결 없이 KB금융지주와 소통하며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올해 새로 수장을 맡은 김재관 대표의 역량 발휘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지주 재무담당(CFO) 부사장 등을 맡은 바 있다. 최근 카드업계는 서민들이 몰리면서 연체금액이 급증했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여신금융협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업카드사 8곳의 카드론 연체액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9010억원으로, 1년 사이에 약 13%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