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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저로 인해 마음 아프셨을 국민께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며 자진 사퇴했다. 지난 14일 국회 인사청문회 뒤 9일 만이다. 늦었지만, 잘한 선택이다. 강 후보자 인사를 두고 국민 반대가 거셌다. 만약 이대로 임명이 강행됐다면 새 정부에 두고두고 큰 부담이 될 수 있는 일이었다. 최악의 상황으로 흘러가기 전에 스스로 거취를 결단한 것은 평가할 만하다. 다만 자진 사퇴로 마무리되기까지 불필요한 국민 우려와 스트레스가 컸다.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전반적 인사 시스템부터 인사권자 환산 와 집권세력 전체의 마음가짐까지 빈틈없이 정비하고 다잡기 바란다.
강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보좌진 갑질 의혹을 거짓 해명으로 덮으려다 ‘왜 이런 인사를 사회적 약자에 대한 공감과 인권 감수성이 필수적인 여가부 장관에 앉히려 하느냐’는 의문과 공직자의 기본 요건인 정직성에 대한 의구심을 자초했다. 차별금지법과 생활동반자법, 비동의 강간죄 등 주택공사 임대아파트 각종 정책 현안에서도 퇴행적 관점을 드러내, 도덕성과 자질 모두 자격 미달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럼에도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달리 지명 철회 대상에 오르지 않았다. 오히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2일 국회에 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송부를 다시 요청함으로써 강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여당에서도 옹호하는 목소리가 컸다. 특수관계 국민 눈높이에 못 미치는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이 쏟아진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도 침묵으로 버티던 강 후보자가 결국 사퇴한 데에는 이대로 가다간 새 정부에 대한 국민 신뢰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여권 내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친이재명계 핵심으로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박찬대 전 원내대표가 이날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일반대출생활비 어렵고 힘들지만 결정해야 한다”며 “강 후보자님이 스스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하는 마당에, 더 버틸 수는 없었을 것이다. 전국 여성단체 92곳이 강 후보자 지명 철회를 요구하는 등 설사 장관이 되더라도 정상적 부처 운영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기도 했다. 다만 강 후보자 사퇴 글에 피해 당사자인 보좌관에 대한 사과가 담기지 않은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학자금대출 이율
강 후보자가 사퇴했다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덮고 갈 수는 없다. 자칫 새 정부에도 전임 정부처럼 ‘오기’와 ‘불통’의 부정적 이미지가 덧씌워질 수 있는 중대한 분기점이었다. 깊이 성찰하고 바꿔나가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