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5-05-11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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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빙강언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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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이란 길지 않은 인생이어서였을까. 시간의 한 점 한 점을 그야말로 핏방울처럼 진하게 살다간 사람이 있다. 오노레 드 발자크(1799~1850). “인간은 고난 속에서 더욱 인간다워진다”고 프랑스의 계몽주의자 몽테스키외는 강조했지만 어떻게 보면 그 말조차 발자크에게는 사치였을지 모르겠다. 서른 살 전후부터 시작된 그의 삶의 고통은 육체를 파고드는 철조망의 가시처럼 ‘살아 있음’ 그 자체였다. 자아와 예술적 상황은 고장난 엔진처럼 털털거렸고 자아와 일상은 퓨즈 타는 냄새만 풍겼으며 자아와 대상은 바람 찬 날의 묘지 풍경처럼 썰렁했다. 영혼에 내려오는 따스한 봄볕이라고는 조금도 없이 시퍼렇게 날 세 미소금융 운 바람만 생을 다할 때까지 불어댔던, 그 질곡과 절망감을 과연 우리는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발자크에게 남은 유일한 희망은 문학뿐이었다. 특히 소설은 고통의 세월을 견디고 울분을 달랠 수 있게 한 도반이며 인생의 전부였다. 하지만 알 수 없고 신기한 게 사람의 인생이다. 스물다섯 나이에 문학 활동으로 성공을 거두지 못한 발자크는 사업에 투신한다. 출판사 장기적금이자 , 인쇄소, 활판 제조소 운영. 그러나 그것은 단 2년 만에 파탄으로 귀결된다. 그로 인해 막대한 빚을 짊어지고 그 부채는 평생 그의 어깨를 짓누르는 짐으로 남게 된다. 비바람과 천둥, 번개가 치고서야 무지개가 뜬다는 사실을 당시의 발자크는 인지했을까? 숙주나물 맛 변하듯 순식간에 안색을 바꾼, 얀정머리없는 빚쟁이들에게 쫓기기 시작한 게 이때부터이다. 쇠똥 부부합산 에 미끄러져 개똥에 입을 맞춘 꼴의 예술인 실패자에게 남는 것은 단 하나, 사회의 냉대밖에 없었다. 이때부터 돈을 벌기 위해 미친 듯이 소설을 써야 했다. 그의 창작을 둘러싸고 신화 같은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는 것도 오로지 시간을 여투어 소설로 돈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이것도 전화위복이란 말인가. 하루에 수십 잔씩 커피를 마시며 전혀 잠을 자지 않고 글을 카드대금 하루연체 썼고, 실제로 일주일 동안에 10시간밖에 잠을 자지 않았다든지, 대표작 ‘고리오 영감’을 쓰는 40일 동안 80시간밖에 잠을 자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발자크 자신의 편지에서 발견되었다. 생각해 보라! 일주일에 10시간이면 하루 1시간 30분씩의 수면이요, 40일 동안 80시간도 하루 2시간꼴이다. 이러한 초인적 생활 리듬의 와중에도 발자크는 늙은 고양이 달 서브프라임해결방안 걀 굴리듯 타계할 때까지 90여 편에 달하는, 방대한 ‘인간극’을 창조해냈다. 전설 같은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조각가 로댕은 진정 위대한 천재이다. 1891년 프랑스 문인협회는 로댕에게 프랑스 문학에 큰 영향을 끼친 발자크 조각상에 대한 제작을 의뢰한다. 승낙한 로댕은 발자크를 철저히 연구한다. 그의 습관, 옷차림, 자세, 얼굴의 표정……. 7년이란 시간이 흐른 뒤 드디어 기다리던 발자크 석고상이 공개되었다. 그러나 결과는 대(大)실망에 따른 대중의 분노. ‘이것은 조각이 아닌 눈사람이다’, ‘비를 맞아 녹아내린 큰 소금 덩어리이다’ 등 로댕에게 모멸감을 주는 비난의 목소리가 들끓었다. 로댕의 목적은 이랬다. 기존의 전통적 조각상에서 보이는 영웅적이고 이상화된 요소를 배제하고 대신 발자크의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내고자 한 것이다. 즉, 발자크는 평소 달빛 아래에서 나이트가운을 걸치고 사색하기를 좋아했다는 모습을 선택해 그의 창조적 재능을 상징적으로 작품화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부정적 평가 탓에 이 작품은 로댕 생전에 설치되지 못한다. 그럼에도 로댕은 “그 작품은 내 인생의 요약이고 내 미학적 이론의 주요한 동기”라며 자신의 의지를 절대로 굽히지 않았다. 지금이야 당연히 청동으로 주조되어 파리의 명소 바뱅-몽파르나스 사거리에서 프랑스인은 물론 세계인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소설가 발자크와 조각가 로댕. 두 거장에게서 나는 진정성에는 어딘지 좋은 의미로 광(狂)적인 구석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 먼지가 되기보다는 차라리 재가 되겠다는, 굽히지 않는 철학. 나른하고 무덤덤한 삶보다는 고통이 수반되더라도 찬란한 섬광 속에서 예술의 불꽃을 한껏 태우는 삶이 더 나으리라는 확신! 나는 그것을 배운다. 4년쯤 전에 ‘고리오 영감’을 읽었다. 도서관 뒤편의 언덕에 개나리꽃이 환하게 피어 있었던 게 기억난다. 그것은 발자크가 좋아했던 달빛 색깔이었다. 서양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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