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보험업법상 자회사로 편입한 삼성화재를 회계 처리에서는 ‘남남’처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재무회계 전공 교수들 대다수는 지분법 평가방식으로 전환해 회계상 손익을 반영해야 한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삼성생명의 회계처리 방식이 특정 기업의 재무제표를 넘어 160만여건에 이르는 삼성생명 유배당상품 계약자의 배당과도 연결된 문제니 만큼 금융당국이 적극 개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6일 한국회계기준원(원장 이한상 고려대 경영대 교수바다이야기시즌7 )이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회의실에서 연 ‘삼성생명의 관계사 주식 회계처리’ 포럼에서, 이한상 교수는 지난 6월30일~7월10일 국내 재무회계 전공 교수 108명을 대상으로 벌인 이메일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응답자 중 87명(82%)은 삼성생명이 삼성화재를 자회사로 편입(지난 4월)한 사실이 지분법 평가방식으로 변경해야 할지 판단하는데한일철강 주식 ‘많이 영향을 미쳐야 한다’(43명)거나 ‘약간 영향을 미칠 수 있다’(44명)고 응답했다. 보험법상 자회사인 삼성화재를 회계상 관계기업으로 편입해, 지분율에 따라 영업이익 등을 삼성생명 재무제표에 반영할 사정이 생겼다는 뜻이다. 삼성생명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삼성화재 지분 15.4%(보통주 기준)을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 금융자산’하락주식 (옛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하고 있다. 필요에 따라 처분할 수 있는 금융자산으로, 경영에 있어서는 ‘남남’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이날 재무회계 전공 교수들의 의견대로 지분법을 적용하게 되면 삼성화재의 손익을 재무제표에 반영해야 한다. 이 경우 과거 1992년께까지 삼성생명이 판매한 유배당 보험 상품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삼성생명은 과거 보험 계약자가 낸 증시전문가 보험료로 삼성전자와 삼성화재 주식을 샀는데, 주식 가격이 막대하게 올랐기 때문이다. 이같은 문제가 불거진 이유는 올해 초 삼성화재의 자사주(회사가 취득한 자기주식) 소각 결정으로 삼성화재의 최대주주인 삼성생명의 지분율이 15%를 초과하게 되면서다. 보험업법에 따라 삼성생명은 삼성화재를 ‘보험업법상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에 삼성생명은 오는오션파라다이스3 8월에 낼 반기보고서에 자회사 삼성화재 주식 회계처리 방식으로 지분법 평가를 적용할지 여부를 공표할 예정이다. 다만 생명이 삼성화재 주식을 20% 미만으로 보유하고 있고 ‘유의적 영향력’도 행사하지 않기 때문에 삼성화재를 관계회사로 분류(지분법 평가 적용)하지 않고 현행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금융당국 쪽은 “반기보고서 제출 시점이 아직 도래하지 않아 정해진 건 없다”는 말만 하고 있다. 기업의 회계처리 방식 선택은 회사와 외부감사인(회계법인)이 경제적 실질을 고려해 책임 있게 자율 판단하는 게 원칙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서도 재무회계 전공 교수들은 약 82%(88명)가 감독당국이나 회계기준원이 적절한 회계처리 방법을 지정하거나 유권해석을 내려줄 줄 필요가 있다고 응답했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김광중 변호사(법무법인 클라스한결)는 “삼성생명이 전자·화재 주식을 삼성 지배구조 유지를 위해 매각하지 않으면서 ‘일탈 회계’를 지속하고 있는 건 보험계약자의 배당청구권을 무시하고 신의성실 원리에도 반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지분법을 적용해 삼성화재 손익을 재무제표에 반영하고, 보험 계약자 배당 문제도 원칙대로 풀어야 한다는 뜻이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