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들은 대형병원을 찾아 서울로 향한다. 이곳은 반대다. 서울, 경기, 인천, 충북, 제주 등 타지에 사는 환자들이 강원도를 찾아온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에 지정된 강원권역 희귀질환 전문기관 이야기다. 지난 2019년 개소 때부터 희귀질환센터장을 맡고 있는 김주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를 그의 진료실에서 만났다. 그는 “여러군데서 오니 진료 전에 거주지를 묻는다. 어제는 태백에서 환자가 왔다”며 “유전 질환이 있다고 다 서울로 보내지 않아도 된다”고 웃어보였다. ■ 환자와 가족 위한 ‘발표’ 김 개인회생 신청가능조건 교수는 환자와 30분씩 상담한다. 한 시간이 훌쩍 넘는 때도 많다. 그는 환자의 병명과 원인, 증상을 직접 피피티(PPT)로 만든다. ‘발표’를 듣는 이는 환자와 그의 가족들이다. 그가 만나는 희귀질환 환자들은 이같은 자세한 설명이 필수적이다. 김 교수의 진료실 한 편에는 안내 책자가 종류별로 있다. 피부의 색소침착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는 신경섬유종, 신장 모네타계산기 ·눈·귀의 기저막에 이상이 생기는 알포트증후군, 실신 및 급사를 초래할 수 있는 긴QT증후군…. 병명부터 낯선 희귀질환 정보를 담은 책자다. 질병관리청은 국내 유병인구가 2만명 이하거나 진단이 어려워 유병인구를 알 수 없는 질병을 희귀질환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유전자 이상에 따라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 이곳에서 김 교수는 안내 책자에조차 없는 질병을 판 개인회생신청자격 정하기도 한다. 유병인구가 200명 이하로, 상병코드가 없는 ‘극희귀질환’이 그 예다. 김 교수가 환자 한 명을 위해 PPT를 만드는 이유다. 그는 “같은 질환이어도 환자마다 유전자 발현 형태가 다를 수 있다”며 “희귀질환은 정보를 들을 곳이 많지 않아 자세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에서 분자유전학을 공부한 것이 유전상담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좋은징글벨락체 분자유전은 생명체의 유전 정보를 저장하고 전달하는 DNA 등을 분자 수준에서 연구하는 학문이다. 그는 “진단을 하려면 유전형태를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며 “유전학 공부를 한 덕분에 어떤 검사가 필요한지 판단할 수 있다”고 했다. 최근에도 유전체 검사가 필요한 환자를 발굴했다. 배우자 진료에 동행한 노년 남성이었다. 상담 중 상체를 과도하게 기울여 이야기를 대한주택기금 듣는 모습에 김 교수는 난청을 의심했다. 상담이 이어졌다. 가족 모두가 난청이 있다는 것, 난청으로 장애를 가진 형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됐다. 그에게 전장 유전체 검사를 권했다. 그는 “검사가 필요한데도 어르신들은 몰라서 견디는 경우가 많다”며 “요즘에는 국가 지원이 많으니 진단부터 해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희귀질환을 등록하는 일도 한다. 정부에서는 희귀질환자로 확진받은 환자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신청한 경우, 요양급여의 본인부담률을 10%로 낮추고 있다. ■ ‘가족 질환’이기에 지원 필요해 김 교수가 상담에 긴 시간을 들이는 이유는 또 있다. 희귀질환은 대부분 유전자 이상에 따라 발병하는 질환이다. 이는 곧 질환이 ‘가족력’을 갖는다는 의미다. 가령, 어머니에게서 온 X염색체가 이상이 있는 경우, 질환은 주로 X염색체를 하나만 갖고 있는 남성(XY)에게 나타난다. 따라서 병원을 찾은 환자 당사자 외에도 다른 가족 구성원에 대한 검사가 동시에 진행된다. 김 교수는 “원인을 정확하게 설명해야 가족 단위 치료가 가능하다”고 했다. 실제로 가족 단위 진단으로 급사 가능성이 있는 ‘긴QT증후군’에 대처한 사례도 있다. 아들의 증상을 통해 어머니도 비슷한 증상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 삽입형 제세동기를 체내에 삽입한 경우다. 가족 질환이라는 점은 돌봄의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김 교수가 만난 환자들 가운데는 동일한 질환을 가진 가족 구성원이 이미 사망한 경우가 많았다. 이는 환자가 돌봄을 받지 못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최근에도 그는 지자체로부터 유전체 검사 필요 사례를 접수했지만, 거동이 불편한 환자는 이제까지 병원에 들르지 못했다.
▲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희귀질환센터 진료실 입구
김 교수는 지자체의 환자 이동 지원, 유전체 검사비 지원 등을 강조했다. 그는 “희귀질환자의 경우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이동조차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지자체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다. 희귀질환을 마주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김 교수는 “희귀질환을 두고 희망이 없다고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그는 “질환에 대한 진단이 빨라졌고, 국가 지원도 확대되고 있다”며 “치료 방법과 도움을 줄 사람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희귀질환 환자와 가족이 행복하면 좋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진료실에 앉는다. 김 교수는 “치료가 어렵지만 긍정적인 사례가 분명 있다”며 “극한 사례가 많은 온라인으로 정보를 접하는 것보다 전문가, 의사에게 연락을 달라. 최대한 지속적인 관리가 될 수 있도록 방향을 찾겠다”고 했다. 이설화 기자 lofi@kado.net #김주원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질환센터장 #강원의료 #유전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