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공휴일 이틀 없애는 거요? 내 생각엔 더 없애도 됩니다" 최근 프랑스 파리의 한 대학에서 경제학을 가르치는 80대 프랑스인 A 교수와 식사를 하다가 프랑스 정부의 부채 절감 방안이 대화 주제로 올랐다. 프랑수아 바이루 총리가 지난달 15일(현지시간) 내년도 예산안 기조를 발표하며 공공 지출 감소와 생산성 확대 방안을 공개했는데, 공휴일 이틀 줄이기가 여러 대안 중 하나로 언급됐다. 연중 11일인 법정 공휴일 중 부활절 월요일과 제현금수령자대출 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일인 5월 8일을 근로일로 바꾸면 약 42억 유로(약 6조7천억원)의 세수가 확보될 수 있다는 게 프랑스 정부의 계산이다. 프랑스 정부가 공휴일 폐지까지 들고나온 건 공공부채가 지난해 기준 3조3천억 유로(약 5천200조원)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이는 프랑스 국내총생산(GDP) 대비 113% 수준으로, 바이루 총리가릴게임 온라인 씨엔조이 "부채에 압도되기 직전"이라고 말한 것도 과언이 아니다. 오죽하면 발표장 배경에 '진실의 순간'이라는 말을 썼을까. 그러나 정부의 공휴일 이틀 폐지안은 야권과 노동계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여론조사 기관 엘라베가 BFM TV의 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프랑스인 4명 중 3명이 공휴일 이틀 폐지에 반대한다고 답선물회사 했다. A 교수는 공휴일 폐지에 찬성하는 소수파에 속하는 셈이다. A 교수는 인간 수명이 점점 길어지는 상황에서 프랑스인들이 너무 적게 일을 한다고 우려했다. 세계적으로 일 많이 하기로 소문난 한국인들에 비하면 이틀보다 더 많은 공휴일을 없애야 한다고 교수는 말했다. 우리는 말이 나온 김에 한국과 프랑스아리온 주식 의 근로자당 연평균 실제 근로 시간을 찾아봤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연초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한국인의 근로 시간은 1천865시간, 프랑스인의 근로 시간은 1천491시간으로, 한국인이 374시간 일을 더 많이 했다. OECD 회원국 전체 평균(1천736시간)을 놓고 보면 한국인은 129시간 더 많무료릴게임 이, 프랑스인은 245시간 더 적게 일한다. A 교수는 그나마 프랑스인들이 이웃 독일인(평균 1천331시간)보다는 더 많이 일한다는 점을 '위안'으로 삼았다.
근로 시간 (PG) [구일모 제작] 일러스트
물론 적은 근로 시간으로도 높은 생산성을 내 국가 경제가 발전한다면 근로자 입장에서는 적게 일하는 게 최고의 근로복지다. 한국에서도 만약 공휴일 이틀을 없앤다고 하면 프랑스인들처럼 대다수가 반대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프랑스처럼 공공 부채가 GDP의 110%를 넘어선 위기 상황에서는 재정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뭐라도 해야 한다. 막대한 공공 부채와 이에 대한 해결책 부재는 프랑스의 국가 신용까지 위협하는 실정이다. 현실이 이런데도 프랑스 일각에서는 내년도 예산안 기조에 반발해 9월 10일부터 전국을 마비시키자고 촉구하는 글이 SNS상에 퍼지고 있다. 2018년 프랑스를 마비시킨 노란 조끼 시위의 공포가 떠오른다. 유럽 정책 센터의 폴 테일러 선임 방문 연구원도 최근 영국 일간 가디언에 쓴 기고문에서 프랑스의 현 상황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프랑스 국민은 경제 상황, 인구 구조 변화, 심각한 공공 재정 위기에도 자신들이 획득한 사회 권리를 박탈하려는 어떤 시도에도 강경하게 반대해 왔다"며 "이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정년을 64세로 연장했을 때 지속된 사회적 혼란에서 분명히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연금 개혁 반대 파업 당시 프랑스 파리 길거리에 쌓인 쓰레기들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테일러 연구원은 "프랑스 국민은 재정 상황이 극심한 위기로 치닫기 전에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면서 "현재 (프랑스) 정치권이나 국민들 사이에 그 현실을 깨닫고 있다는 징후는 거의 없다"고 꼬집었다. 좌파 진영에선 부자 증세를, 극우 진영에선 이민자에 대한 복지 혜택을 줄이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런 방안 모두 장기적 관점에선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념 내세우기에 급급한 프랑스 정치권은 바이루 정부가 예산안 기조를 자기들 입맛에 맞게 수정하지 않을 경우 정부를 불신임해 내각을 끌어내리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내 나라 일이 아니더라도 지켜보고 있자니 갑갑하다. san@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